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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주논단/ 고령 사회라면서 운전 대책은 무엇일까!
이희탁  |  lht47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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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4.08.21  22: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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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일 오후, 노령의 운전자가 몰던 차량이 서울에서 보행자를 덮쳐 9명이 사망하고 6명이 다치는 사고가 일어났다. 끔찍하고 안타까운 일이다. 사고를 낸 운전자는 1974년 면허를 취득한 베테랑이라고 한다. 사고도 급발진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정확한 사고원인은 추후 밝혀지겠지만, 이번 사고가 고령 운전자의 면허제를 재검토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저녁 식사 후 돌아가던 길, 퇴근 후 승진을 축하하기 위해 저마다의 사연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하면서 고령 운전자에 대한 관심이 다시금 쏠리게 하면서, 핸들을 잡았던 운전자의 연령이 68세라는 게 알려지면서 해당 주제가 재점화 되었는데 요즘 고령 운전자 사고가 줄을 서듯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충북 음성에서는 70대 운전자가 10대 여학생 2명을 승용차로 치어 숨지게 한 일이 있었다. 여학생들은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가던 중 변을 당했고, 이 사건으로 지역 사회 충격이 컸다.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건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에 따르면 노인 운전자 교통사고는 2022년 3만 4652건에서 지난해 3만 9614건으로, 14%(4962건)나 늘었다.

이는 비단 남의 얘기가 아니다. 대전 지역에서도 2020년 1019건, 2021년 1017건, 2022년 1085건, 지난해 1374건을 찍으며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이번 참사와 관련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노인네들 운전대 그만 놔라, 운전면허 강제 반납해야 한다 등의 과격한 비판이 나오고 있지만 문제 해결은 그리 쉽지가 않다고 본다.

실제 고령 운전자로 인한 교통사고 건수는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경찰청과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 사고 건수는 2019년 3만 3239건에서 지난해 3만 9614건으로 늘어났다.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다. 특히 지난해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2551명으로 전년 도에 비해서는 184명 감소했지만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낸 사망사고는 같은 기간 10명이 증가했다. 

초고령사회, 고령 운전자의 사고율이 늘어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무시해서는 아니 될 상황인 것만은 분명하다.물론 노화로 인해 운전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고령자가 면허를 반납해야 한다는 게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운전해서 이동할 수 있는 권리를 단순 나이로 제한하는 것 또한 다른 문제를 낳는다. 당장 도심에서 떨어진 외곽 지역만 가 봐도 알 수 있다. 대중교통 인프라가 부족한 곳은 차 없이 다니기 힘들고, 병원에 다니거나 농사 같은 생계 활동이 필수인 이들에게는 운전의 의미가 크다.

관계 당국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연령대를 특정하지 않더라도 운전 능력을 기준으로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현실적 보완책을 내놔야 한다. 일률적인 적성검사를 넘어 고령 운전자에 대한 건강 상태를 더 세밀하게 파악해 차등적인 면허 조건을 마련하는 것도 방법이다. 고령의 운전자가 운전을 하지 않더라도 불편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이동권도 입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한국은 내년에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이 20%가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운전 자격을 고령자냐, 아니냐로 제한하는 극단적인 방법보다 사고 예방에 효과적인 대책, 기술들이 절실한 시점이다. 나이가 들면서 시력이나 청력, 반응 속도가 떨어지는 것은 누구나 겪는 당연한 현상이다. 이런 변화는 운전 중 요구되는 빠른 판단력과 반응력에 영향을 미쳐 운전자 본인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건 사실이다.

여러 질병을 앓는 고령자의 특성상 약물 복용에 의한 운전 능력 저하도 감안해야 한다. 순발력이 떨어지는 고령 운전자가 교통사고 현장에서 중대한 부상이나 사망 위험에 쉽게 노출된다는 것도 문제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운전을 제한해서는 아니된다고 본다. 신체변화를 감안한 면허제를 검토해야 하는 의견도 이 때문이다.

고령자 중에서도 운전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면 인지 능력은 물론 순간 대처 능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대다수 선진국들은 고령 운전자의 면허 조건을 강화하고 있다. 영국은 70세가 되면 면허를 만료하고 이후 3년마다 면허를 갱신한다. 

미국의 일부 주는 고령자의 고속도로 운전 금지, 야간시간 운행 금지, 거주지 인근에서만 운전 등의 제약을 두고 있다. 그러나 우리도 노인들의 이동권을 보장할 수 있는 교통이나 인프라 구축을 전제로, 고령 운전을 대폭 줄일 수 있는 구체적인 제도를 마련해야 할 때지만, 노인을 향한 비하와 혐오에서 우리 또한 자유로울 수 없다. 늙는다는 것은 모든 생명이 부여받는 것이지만 사람마다 늙는 속도가 다를 수 있는 자연의 섭리를 염두에 둔다면 문제 해결은 쉽지 않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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